8일
손톱을 깍았는데, 작다.
손이 작은만큼 작은 손톱.
그리고 작은 손에 작은 손톱이라 깍이는데도 애먹었다.
14일
목욕을 시켰다. 물을 딱히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진 않는 듯.
그래도 작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면서도 살려고 꼭 매달리는 걸 보면 신기하다.
그 와중에 튀어나오는 알통도 신기하고.(알통이 맞나...?)
오리양이 조리원에서 배운대로 알려주고 동영상까지 보여주는데, 솔직히 그것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최대한 내 나름대로 조심스레 씻겼다.
무엇보다 머리 감기는게 제일 고역인 듯하다.
귀에 물이 들어갈까봐 그것도 걱정이고. 물론 나중에 돌 지나고 나서도 여전히 같은 고민과 걱정으로 목욕을 시키게 되지만. 아마 스스로 목욕을 하기 전까진 매번 똑같지 않을까 싶다.
흑룡이에게 고마운 것은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얌전히 있어준다는 거. 고맙다.
15.
모든 초보 부모가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나도 그렇고, 오리양도 그렇고 흑룡이가 제일 이뻐보일 땐 잘 때라는 것.
잘 때는 천사같다. 물론 울때는 악마같지만. 디아블로를 능가하는 끝판 대장같다. 특히 곤히 잠들어야 하는 밤 중이나 새벽에 깨서 울 땐 더욱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아기들이 우는 소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 우는 소리를 듣고 부모의 심정은 이해는 간다.
영화 <다크서클>을 보면 주인공 부부는 아기의 울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는데, 귀신까지 등장해 눈 밑에 다크서클이 길게 내려온다.
공포영화라서 그렇긴한데, 내가 생각해도 밤 낮이 없는 아기들을 데리고 있을 땐 정말 힘든 것 같다. 더 최악은 회사에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오리양한테 고맙기도 하다. 최대한 배려를 해줬으니.
앞으로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 흑룡이는 밤에는 푹자겠지. 피곤해서 알아서 잠자리에 들고. 누가 깨워도 못 들은 척, 혹은 못듣고 끝없는 꿈나라로 가겠지.
그러다가 십대 후반, 이십대 초중반엔 밤에도 자는 시간이 아까워 열심히 놀거다.
아기 때는 밤낮을 모르기에 자야할 시간과 깨어있어야 할 시간을 구분 못했지만, 자는 시간이 아까울 땐 깨닫고 스스로 밤낮을 바꾸겠지. 그렇게 커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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